수요미식회에서 언급된 옥류관 냉면의 면 색상 변화에 대한 논란과 그에 대한 진실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평양냉면 면의 색깔이 메밀 함량과는 무관하며, 메밀 가루의 도정 방식이 핵심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
옥류관 냉면, 면 색상 논란의 시작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옥류관 평양냉면은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과거 1999년 옥주현이 경험한 평양냉면의 면 색상과 2018년 옥류관 냉면의 면 색상이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1999년에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평양냉면처럼 옅은 색이었던 면이 2018년에는 칡냉면이나 고구마전분 함흥냉면처럼 짙은 색을 띠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냉면에서 메밀량이 점점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1990년대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기 식량난으로 메밀 대신 감자나 옥수수 재배가 늘면서 메밀이 귀해졌고, 이로 인해 냉면의 메밀 함량이 줄어들어 지금의 짙은 색 면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메밀면 색상의 진실: 함량이 아닌 도정 방식이 핵심
위 사진에서 왼쪽, 오른쪽 메밀면은 모두 메밀 100% 면이다.
메밀면의 색상은 단순히 메밀 함량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메밀 100% 면이라 할지라도 도정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색을 낼 수 있다. 실제로 도정한 메밀가루를 사용하면 우리가 흔히 '서울식 평양냉면'에서 볼 수 있는 흰색에 가까운 면이 만들어진다. 반면, 도정하지 않은 메밀가루, 즉 메밀 껍질을 함께 빻아 만든 가루를 사용하면 옅은 회색을 띠게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볶은 메밀을 빻아 사용하면 면 색깔이 더욱 검게 변하며, 심지어 메밀 껍질만 태운 것을 빻아 섞어 쓰기도 한다. 이는 냉면 면을 만드는 이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면의 색상은 도정한 메밀가루 → 도정하지 않은 메밀가루 → 도정하지 않고 볶은 메밀가루 → 도정하지 않고 태운 메밀가루 순으로 흰색에서 점점 검정색으로 변화한다.
옥류관 냉면, 면 색상 변화의 진정한 의미
따라서 옥류관 평양냉면의 면 색상이 짙어진 것은 메밀 함량 부족 때문이 아니라, 메밀 가루의 도정 방식 변화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1999년과 2018년 사이, 옥류관에서 메밀을 제분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과거보다 껍질째 빻은 메밀을 사용하거나, 볶거나 태운 메밀을 혼합하여 면을 만들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냉면의 풍미나 식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북한 지역의 제분 기술 발전 또는 선호하는 냉면 스타일 변화와도 연관될 수 있다.
결론: 냉면 면 색깔에 대한 오해 해소
옥류관 평양냉면의 면 색상 변화는 메밀 함량 감소라는 단순한 논리로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인 현상이다. 면의 색깔은 메밀 가루의 도정 방식이라는 핵심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평양냉면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즐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냉면의 진정한 맛은 단순히 메밀 함량이 아니라, 면을 이루는 재료의 특성과 제조 방식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