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함의 극치, 갈치 소금구이를 만나다
은빛 칼을 닮아 타치우오(太刀魚)라 불리는 갈치. 그 갈치를 가장 순수하고 담백하게 즐기는 방법은 단연 시오야끼(塩焼き), 즉 소금구이다. 화려한 양념 없이 오직 소금만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일본 요리의 정수가 담겨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갈치살의 부드러운 감칠맛은 그 어떤 요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보적인 매력을 선사한다. 신선한 갈치와 좋은 소금, 그리고 약간의 정성만 있다면 집에서도 최고의 생선구이를 맛볼 수 있다.
시오야끼, 재료 본연의 맛을 이끌어내는 기술
시오야끼는 이름 그대로 소금(시오, 塩)과 구이(야끼, 焼き)를 합친 말로, 일본의 가장 대표적인 생선구이 방식이다. 단순히 소금을 뿌려 굽는 행위를 넘어, 소금의 삼투압 작용을 이용해 생선의 불필요한 수분과 비린내를 제거하고 살을 단단하게 만들어 감칠맛을 응축시키는 과학적인 조리법이다. 최소한의 재료로 최고의 맛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일본 요리의 미학을 엿볼 수 있다.
주인공, 칼을 닮은 생선 '타치우오'
갈치는 길고 납작한 몸체가 칼과 같다고 하여 일본어로 '칼 생선'이라는 뜻의 타치우오로 불린다. 지방이 적고 맛이 담백하며, 부드럽게 흩어지는 흰 살이 특징이다.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여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한 식재료다. 특히 7월부터 10월까지가 제철로, 이 시기의 갈치는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기름져 가장 고소하고 깊은 맛을 낸다.
완벽한 한 점을 위한 조리법
타치우오 시오야끼의 성공은 신선한 갈치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표면의 은분이 선명하게 빛나고 살이 단단하며 눈이 투명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손질된 갈치는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 키친타월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물기는 비린내의 원인이 되고 껍질이 바삭하게 구워지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물기를 제거한 갈치 표면에 사선으로 칼집을 넣어주면 속까지 고르게 익고 모양이 뒤틀리는 것을 막아준다. 이후 구이용 굵은 소금을 생선 무게의 약 2% 정도, 평소 간을 하는 것보다 조금 많다 싶을 정도로 넉넉하게 뿌린다. 소금은 생선에서 20~30cm 정도 높은 위치에서 뿌려야 고르게 분포된다. 이 상태로 약 20~30분간 두어 소금이 스며들고 수분이 배어 나오게 한다. 굽기 직전, 배어 나온 수분은 다시 한번 키친타월로 닦아내야 더욱 바삭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달군 팬이나 그릴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껍질 쪽부터 중불에서 은근히 굽기 시작한다. 너무 센 불은 겉만 태우고 속은 익지 않게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쪽 면이 노릇하게 충분히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단 한 번만 뒤집어 반대쪽을 익히는 것이 살이 부서지지 않고 모양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타치우오 시오야끼를 가장 맛있게 즐기는 법
잘 구워진 타치우오 시오야끼는 따끈한 흰 쌀밥 한 공기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담백한 갈치구이에 밥, 그리고 맑은 국물 하나면 더할 나위 없는 조화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레몬즙을 살짝 뿌리면 상큼함이 더해져 기름진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고, 간 무(다이콘 오로시)를 곁들이면 소화를 도우며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본질에 집중한 맛, 이것이 바로 타치우오 시오야끼의 진정한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