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만남, 스시 카운터 위의 소고기 요리
스시조의 카운터 오마카세는 늘 새로운 기대를 품게 만드는 공간이다. 신선한 제철 생선과 셰프의 섬세한 손길이 만들어내는 스시의 향연을 기대하는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요리를 마주했을 때의 당혹감과 호기심은 식사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그날 역시 그랬다. 눈앞에 놓인 것은 스시가 아닌, 붉은 육즙을 머금은 소고기 요리였다. 스시 오마카세의 흐름 속에서 등장한 고기 요리라는 점도 생소했지만,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고기 위에 올라앉은 정체불명의 둥근 튀김이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계란 튀김의 비밀
겉보기에는 바삭한 크러스트를 가진 고로케나 멘치카츠를 연상시키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그 속내를 짐작하기는 어려웠다. 조심스럽게 젓가락으로 반을 가르자,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 펼쳐졌다. 바삭한 튀김 옷 안에서 부드러운 흰자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 중심에서는 농밀한 노른자가 용암처럼 천천히 흘러내렸다. 그것은 바로 절묘하게 익혀낸 반숙 계란 튀김이었다. 겉은 파삭하게 씹히는 즐거움을, 속은 부드럽고 고소한 계란의 맛을 동시에 선사하는, 식감과 맛의 대비가 극적인 순간이었다.
맛의 구조를 완성하는 요소들
흘러내린 노른자는 자연스럽게 아래에 깔린 고베 흑우 스테이크를 감쌌다. 얇게 저민 고기가 아닌, 두툼한 스테이크 형태로 조리된 흑우는 최상급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풍미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부드러운 육질과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육향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요리였다. 그리고 그 밑에는 달콤 짭짤한 양념에 뭉근하게 졸여낸 양파가 숨어 있었다. 양파는 특유의 단맛을 극대화하며 자칫 느끼할 수 있는 고기 요리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었다.
익숙함과 새로움의 조화, 규동의 혁신적 변주
고기, 양파, 그리고 계란. 이 세 가지 요소가 한데 어우러지는 순간, 일본의 대중적인 음식인 '규동'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알던 평범한 규동이 아니었다. 셰프는 규동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재료들을 가져와 각각의 맛과 식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요리를 재구성했다. 고베 흑우를 스테이크로 조리해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계란은 바삭한 튀김으로 만들어 식감의 재미를 부여했다.
달콤한 양파 졸임은 이 모든 요소를 하나로 묶어주는 소스의 역할을 하며 익숙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맛의 경험을 창조했다. 이는 단순한 음식의 조합을 넘어, 전통적인 요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창의적인 해석이 돋보이는 한 편의 작품과도 같았다. 스시 카운터에서 만난 이 예기치 않은 한 접시는 익숙한 음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 즐거운 미식 경험으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