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손질부터 황금빛 육수까지, 홈메이드 치킨 브로스 레시피 완벽 가이드

 

시판 치킨스톡의 배신, 진짜 치킨 브로스 황금 레시피 공개

서양 요리의 기본이자 감초 역할을 하는 치킨 브로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했지만, 그 원료 함량을 보고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치킨 브로스 큐브 제품의 성분 표시는 다소 충격적이다. 닭고기 함량은 단 1%에 불과한 반면, 소금이 48%, 설탕이 16%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실상 치킨 육수가 아닌, 소금과 설탕으로 이루어진 감칠맛 덩어리에 가깝다.

시판 치킨브로스 원료함량


치킨 브로스인가, 감칠맛 폭탄인가: 시판 제품의 진실

제품에는 감칠맛의 핵심 성분인 이노신산과 구아닐산이 포함되어 있다. 이노신산은 가다랑어포, 구아닐산은 표고버섯의 대표적인 감칠맛 성분이다. 물론 L-글루탐산나트륨(MSG)과 같은 화학조미료 성분 자체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천연 재료에서 감칠맛을 내는 성분을 추출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판 제품에 과도하게 함유된 소금과 설탕은 요리 전체의 간을 조절하는 데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염도와 당도를 예측할 수 없어 원하는 맛을 내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소금이 첨가되지 않은 제품도 있지만, 요리의 기본이 되는 육수를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스톡과 브로스, 그 경계를 탐험하다

육수의 세계는 각 문화권마다 고유한 조합을 자랑한다. 한국은 다시마와 멸치, 즉 글루탐산과 이노신산의 조합을 즐겨 사용하고, 일본은 다시마와 가쓰오부시를 활용한다. 서양에서는 당근, 양파, 샐러리와 같은 채소에 닭뼈나 소고기 사태를 더해 깊은 맛을 낸다.

레시피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치킨 스톡'과 '치킨 브로스'라는 두 가지 용어를 접하게 되었다. 이 둘의 차이에 대해서는 해외에서도 수많은 토론이 오간다. 뼈만 사용하면 스톡, 뼈와 살코기를 함께 넣으면 브로스라는 의견도 있고, 조미료를 넣지 않으면 스톡, 넣으면 브로스라는 정의도 존재한다. 심지어 큐브 형태는 스톡, 액체 형태는 브로스라는 주장도 있다.

여러 정보를 종합해 내린 개인적인 결론은, 다른 음식의 맛을 돋우는 배경 역할을 하면 '스톡',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요리가 될 수 있으면 '브로스'로 구분하는 것이다.

완벽한 한 그릇을 위한 재료 준비와 손질의 기술

이번 레시피는 제이미 올리버의 방식을 참고하되, 고기를 구워 풍미를 더하고 몇 가지 변화를 주었다. 주재료인 닭은 뼈와 살을 함께 사용하되, 퍽퍽한 닭가슴살은 제외했다. 향신 채소로는 당근, 양파, 샐러리, 마늘, 대파를 준비했다. 특히 양파는 껍질째 사용했는데, 양파 껍질이 동물성 기름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고 산뜻함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마늘 역시 껍질째 으깨어 넣는다.

야채

허브

허브와 통후추는 조리 중 흩어지지 않도록 다시백에 담아 사용했다.

다시백에 넣은 허브


생닭 1kg을 준비해 먼저 닭의 꼬리 부분을 잘라내 잡내의 원인을 제거한다. 닭을 손질할 때는 날개와 다리 모두 연골 부위를 공략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골을 자르면 뼈에서 피가 새어 나오지 않아 국물이 탁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리는 두 쪽을 잡고 바깥으로 꺾어 연골을 분리한 뒤 칼로 살을 돌려가며 자르면 쉽게 분리된다. 날개와 겨드랑이 부분도 연골을 찾아 자른다. 가슴살은 가운데 칼집을 낸 후 손으로 살살 벗겨내면 쉽게 분리할 수 있다. 손질한 닭은 찬물에 30분간 담가 핏물과 불필요한 기름을 제거한다.

생닭 분해


깊은 맛의 시작: 굽고, 끓이고, 인내하다

본격적인 조리 과정은 풍미를 극대화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핏물을 제거한 닭의 뼈와 다리, 날개 부위를 팬에 노릇하게 구워준다.

팬에 굽는 닭


이 과정을 통해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면서 육수의 색과 맛이 한층 깊어진다. 커다란 냄비에 구운 닭과 큼직하게 썬 채소, 허브를 담은 다시백을 모두 넣는다.

모든 재료 넣기


물 6리터를 붓고 센 불에서 한소끔 끓어오르면, 표면에 떠오르는 불순물을 꼼꼼하게 걷어낸다.

불순물


맑은 육수를 위해 이 과정은 조리 내내 반복해주는 것이 좋다. 불순물을 제거한 뒤에는 불을 가장 약하게 줄여 작은 기포가 보일 듯 말 듯 한 상태, 약 95도를 유지하며 5시간 동안 천천히 끓여준다. 이 '시머링(simmering)' 과정은 재료의 맛이 서서히, 그리고 온전히 우러나오게 하는 핵심 단계다.

시머링 상태 육수


황금빛 액체를 얻기까지: 거르고 식히는 과정

오랜 시간 끓여낸 육수는 건더기를 모두 건져낸다. 6리터의 물은 약 2리터의 진한 원액으로 응축된다.

응축된 육수


이제부터는 정제의 시간이다. 고운 체와 면포를 이용해 육수를 작은 냄비로 옮겨 담으며 미세한 찌꺼기까지 걸러낸다.

면보로 불순물을 걸어내는 과정


그 후 냄비째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식힌다. 육수가 완전히 식으면 표면에 하얀 기름 막이 형성되는데, 이 기름을 굳은 상태로 걷어내면 훨씬 깔끔하게 지방을 제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름을 걷어낸 육수를 다시 한번 면포에 걸러 유리병에 담으면, 진한 황금빛을 띠는 홈메이드 치킨 브로스가 완성된다. 뼈만 사용했을 때보다 고기를 함께 넣어 색이 더 진하게 우러나왔다. 이 브로스 한 병이면 어떤 서양 요리든 그 풍미를 한 단계 격상시킬 수 있다.

완성된 닭육수


가정에서 즐기는 진짜 치킨 브로스 레시피

주재료 생닭 2kg

부재료 껍질까지 않은 마늘 4쪽, 샐러리 5대, 대파 2대, 양파 2개, 큰 당근 2개, 월계수잎 3장, 로즈마리 2줄기, 파슬리 5줄기, 타임 5줄기, 검은 통후추 5g, 물 6리터

요리 방법

  1. 생닭은 날개, 다리, 가슴살로 분리한다.

  2. 뼈와 날개, 다리는 찬물에 30분간 담가 핏물과 기름기를 제거한다.

  3. 팬에 오일을 두르고 손질한 닭고기(다리, 날개)와 뼈를 노릇하게 구워준다.

  4. 샐러리, 대파, 양파, 당근은 큼직하게 썬다.

  5. 큰 냄비에 구운 닭, 손질한 채소, 으깬 마늘을 넣는다.

  6. 월계수잎, 로즈마리, 파슬리, 타임, 통후추는 다시백에 넣어 냄비에 추가한다.

  7. 물 6리터를 붓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떠오르는 불순물을 제거한다.

  8. 약불(85~95도)로 줄여 4~5시간 동안 천천히 끓인다.

  9. 큰 건더기를 모두 건져낸다.

  10. 육수를 냉장고에서 차게 식혀 굳은 기름을 제거한다.

  11. 기름을 제거한 육수를 면포에 한 번 더 걸러 병에 담아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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