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가니에르, 접시 위에 시를 쓰는 요리의 시인
프랑스 요리를 논할 때, 피에르 가니에르의 이름을 빼놓고는 그 정수를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셰프를 넘어, 요리라는 행위를 통해 감성과 예술을 표현하는 창조가로 평가받는다. ‘요리계의 피카소’, ‘주방의 철학자’ 등 그를 따르는 수많은 수식어는 전통적인 프렌치 퀴진의 경계를 허물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한 거장에 대한 경의의 표현이다.
전통의 기반 위에서 피어난 혁신
피에르 가니에르의 요리 세계는 전통 프랑스 요리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영광에만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식재료의 조합과 질감의 대비, 예측 불가능한 플레이팅을 시도하며 요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그의 접시 위에서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들이 만나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익숙한 재료는 전혀 새로운 형태와 맛으로 재탄생한다.
이는 단순히 기교를 위한 기교가 아니다. 그의 모든 시도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고, 먹는 이에게 다채로운 미각적 경험을 선사하려는 깊은 고뇌의 결과물이다. 그는 요리를 ‘감정을 전달하는 행위’로 정의하며, 각각의 요리에 사랑, 유머, 기쁨과 같은 감정을 녹여내고자 한다. 이로 인해 그의 요리는 맛을 넘어 하나의 이야기로, 또 한 편의 시로 완성된다.
파리에서 서울까지, 세계를 감동시킨 그의 요리
피에르 가니에르의 명성은 1996년 파리 발자크 호텔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을 열면서 세계적으로 확고해졌다. 개점 단 1년 만에 미쉐린 3스타를 획득한 이 레스토랑은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 미식가들의 순례지로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의 요리는 파리를 넘어 런던, 도쿄, 두바이 등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에 전파되었으며, 각 도시의 문화와 식재료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흡수하며 또 다른 차원의 미식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08년, 롯데호텔 서울 본관 35층에 문을 연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은 국내 파인 다이닝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공간이다. 이곳은 단순히 그의 이름을 빌려온 레스토랑이 아니다.
피에르 가니에르 본인이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메뉴 개발과 품질 관리에 직접 참여하며 그의 요리 철학이 온전히 구현되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그는 한국의 김치와 같은 발효 음식과 제철 식재료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프랑스 요리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의 미감을 접목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셰프들의 셰프, 영감의 원천이 되다
피에르 가니에르는 프랑스의 유력 요리 전문지가 전 세계 미쉐린 스타 셰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셰프’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이는 그가 동료 셰프들에게 단순한 경쟁자를 넘어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경영난으로 레스토랑을 폐업하는 아픔을 겪고도 굴하지 않고 재기에 성공한 그의 이야기는 수많은 후배 요리사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그가 추구하는 ‘정직한 요리’는 화려함 속에 숨겨진 기본에 대한 충실함이다. 최고의 재료를 향한 집념, 함께 일하는 팀에 대한 존중, 그리고 그의 요리를 맛보는 손님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그의 예술적인 요리도 존재할 수 없다. 피에르 가니에르는 오늘도 주방에서 요리라는 언어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며, 자신의 삶과 철학을 접시 위에 아름답게 펼쳐내고 있다.
ep1: 이곳은 화장실 가는길이 미로 처럼 되어 있다. 화장실로 안내 받고, 화장실을 나올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자리로 안내해주는 서비스는 실로 놀라웠다. 또한 창가 자리 뷰가 우리 나라에서 손가락에 꼽힌다.
ep2: 언젠가 지인의 와이프가 임신을 해서 저염으로 요리를 부탁 했는데, 그래도 음식이 짜서, 2번의 컴플레인을 다 받아주고, 그래도 1번 더 요구하니, 총괄 셰프가 와서 "이 음식은 여기서 소금을 덜 쓸 수는 없습니다." 하면서 "원하시면 소금을 안 써도 되는 요리로 다시 해드리겠습니다" 라는 셰프의 말에 감동을 받았다. 셰프의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손님을 최대한 배려하는 정신이 놀라웠다."
ep3: 2008년 처음 오픈 했을 때 휴가를 내고 갔는데, 요리 이름은 오래 되어 기억이 나지 않지만 3층의 레이어로 이루어진 요리를 낸 적이 있다. 3개의 레이어의 재료가 다른 식감과 다른 맛을 지녔는데 한 입에 들어가니 완벽하 하모니였다. 이 요리를 먹고 미슐랭 3스타의 요리는 이런거구나 하고 감탄을 했었다.
ep4: 어뮤즈 부쉬가 정말 끝내준다. 작은 코스요리 한상 처럼 나오는데 여기서 부터 만족도가 당연히 높다. 한입 거리의 즐거움을 주는 에피타이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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