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삼겹살 맛을 찾아서: 냉동육과 기름장의 함정

최상급 돼지고기의 비밀: 맛있는 삼겹살집과 맛없는 삼겹살집의 결정적 차이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는 미식의 즐거움은 음식의 핵심이다. 특히 육류는 그 자체로 풍부한 풍미를 선사하며, 고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고유의 맛을 오롯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돼지고기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종종 돼지고기 전문점을 방문하지만, 어떤 곳은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하는 반면, 어떤 곳은 실망감을 안겨준다. 이처럼 맛있는 돼지고기와 맛없는 돼지고기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그 비밀은 바로 재료의 선택과 보관, 그리고 조리 방식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 있다.

재료의 질이 맛을 좌우한다: 돼지고기 등급의 모든 것

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재료의 질이다. 돼지고기의 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은 바로 등급제다. 현재 돼지고기 등급은 1+, 1, 2, 등외 4단계로 나뉜다. 이 중 1+ 등급이 가장 최상급으로, 중량, 등지방 두께, 외관, 육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결정된다. 흥미로운 점은 소고기가 오직 마블링(근내지방)만을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는 것과 달리, 돼지고기는 마블링이 아닌 전체적인 육질의 균형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소고기 전문점에서 흔히 "1++ 고기가 아니면 1억을 보상해 드립니다"와 같은 문구를 볼 수 있지만, 돼지고기 전문점에서 "우리 식당은 1+급 돼지고기를 사용합니다"라는 문구를 본 적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는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등급 표시 의무 여부에서 비롯된다. 소고기는 등급 표시가 의무이므로, 가장 비싼 1++ 등급을 사용하는 식당은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고급 이미지를 구축한다. 그러나 돼지고기는 등급 표시가 의무가 아니어서, 굳이 좋은 등급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등급에 대한 인식이 낮은 점도 한몫한다. 2013년 7월 전에는 등급을 표시하는 방법이 규격과 육질을 합한 방법으로 1+A, 1A, 1B, 2A, 2B, 2C, 등외 7등급으로 표시하여 소비자들이 좋은 고기를 식별하기 어려웠다. 이후 1+, 1, 2, 등외 4단계로 단순화되었지만, 여전히 일반 소비자들은 이러한 등급 변화 자체를 잘 알지 못한다. 따라서 돼지고기 전문점에서는 굳이 1+ 등급을 내세우기보다, 지리산, 제주도 흑돼지 등 특정 지역명을 활용하여 좋은 품질의 고기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홍보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 소고기의 1++ 등급이 고급육의 대명사로 인식되는 것과 달리, 돼지고기의 1+ 등급이 최상급이라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드물다.

각 등급별 삼겹살 부위의 차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자신이 그동안 어떤 등급의 돼지고기를 접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돼지고기의 질이 육안으로도 확연히 구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등급별 삼겹살 부위



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비결: 고기 보관의 중요성

좋은 재료를 선택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재료의 보관 방법이다. 고기는 크게 냉장 보관과 냉동 보관으로 나뉜다. 이 두 가지 방법 중 냉동 보관은 고기 내부의 수분을 얼음 결정으로 변화시킨다.

냉동 고기를 팬에 구울 때 흔히 볼 수 있는 드립(drip, 유출액즙) 현상은 냉동 고기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다.

드립 현상이 보이는 고기


고기가 냉동되면 수분이 얼음 결정으로 변하고, 이 얼음 결정은 부피가 커지면서 고기 세포 조직에 미세한 구멍을 낸다. 마치 맥주캔을 냉동실에 넣었을 때 캔이 부풀어 오르는 것과 같은 원리다. 고기를 해동하면 얼음 결정이 녹으면서 세포 조직에 생긴 구멍을 통해 단백질, 소금, 비타민 등이 함유된 유출액즙이 흘러나오게 된다. 따라서 냉동 고기는 생고기보다 구울 때 육즙이 훨씬 많이 흘러나오는 경향을 보인다.

육즙은 고기의 촉촉함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맛과 영양을 담당하는 중요한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육즙이 구울 때 섬유피막의 약한 부분으로 흘러나가게 되면, 냉동 고기는 구웠을 때 퍽퍽하고 질긴 식감은 물론, 고기 본연의 풍미를 잃게 된다. 즉, 겉모습은 고기이지만 마치 고무를 씹는 듯한 식감에 별다른 맛을 느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고기를 굽다가 이러한 드립 현상이 눈에 띈다면, 그 식당에서는 더 이상 고기를 주문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생삼겹살'(냉장 삼겹살을 흔히 '생'이라고 표현한다)을 판매하는 곳인데 이러한 현상이 보인다면, 주인에게 생고기로 다시 내어달라고 요청할 필요가 있다.

팬이 아닌 불판에서 고기를 구울 때는 기포처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또한 냉동 고기에서 흔히 관찰되는 육즙 유출의 징후이다.

기포처럼 보이는 드립


조리의 역할: 재료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기술

고기를 조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생으로 먹거나, 불을 가해 굽거나, 삶거나, 찌거나, 튀기는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요리할 수 있다. 조리 방식은 전적으로 식당의 영역이며, 소비자가 올바른 조리 방법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삼겹살의 경우 대부분 소비자가 직접 굽는 경우가 많은데, 굽는 과정의 핵심은 바로 마이야르 반응이다. 마이야르 반응은 고기의 풍미와 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지만, 모든 요리는 재료가 8할, 조리가 2할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조리를 잘해도 재료가 좋지 않으면 음식의 맛을 보장할 수 없다. 조리의 신이 온다 한들 질 낮은 재료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맛을 완성하는 마지막 터치: 소스의 올바른 활용법

조리가 끝난 후에는 재료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소스가 등장한다. 최상급 고기는 소금을 살짝 뿌려 먹는 것이 고기 본연의 풍미를 가장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고기와 소금의 미각 대비 효과는 고기의 단맛과 고소한 맛을 증폭시키고, 반대로 신맛이나 쓴맛은 감소시킨다. 이는 고기 자체의 맛을 온전히 즐기는 최상의 방법 중 하나다.

반면, 맛기름이나 향미유에 맛소금과 후추를 더한 기름장에 고기를 찍어 먹는 것은 고기를 맛보는 가장 좋지 않은 방법이다. 이러한 기름장은 고기 본연의 맛을 완전히 가려버리고, 오직 기름장 맛으로 고기를 먹게 만든다. 삼겹살, 목살, 항정살, 가브리살, 갈매기살 등 어떤 부위든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오직 식감만 다를 뿐 모든 고기의 맛이 기름장 맛으로 동일해지는 마법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재료 자체의 맛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여 기름장 맛으로 고기의 낮은 질을 감추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

간혹 1+ 등급의 냉장 돼지고기를 판매하면서도 기본으로 기름장을 내어주는 곳이 있다. 이런 식당은 주인장이 돼지고기의 맛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보아야 한다. 당연히 밑반찬 등 다른 메뉴의 맛이 떨어질 확률도 높다. 이럴 때는 주저하지 말고 굵은 소금을 요청하여 고기를 맛보는 것이 좋다. 물론 많은 손님들이 원해서 기본적으로 기름장을 제공하는 곳도 있겠지만, 한 가게의 맛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면 손님에게 고기의 진정한 맛을 더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권유하는 고집이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소금을 제공하되, 손님이 원할 경우 기름장을 내어주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2등급 냉동 돼지고기를 기름장과 함께 내어놓는 식당에서는 최악의 돼지고기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1+ 등급의 냉장 돼지고기를 질 좋은 소금과 함께 내어놓는 식당이라면 돼지고기 본연의 맛을 최상으로 즐길 수 있다. 돼지고기 등급은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자주 가는 돼지고기집에서 고기를 구울 때 드립 현상이 보이고 기본으로 기름장을 내어준다면, 다른 돼지고기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